현대의 신화

 

 

Jung, Tae - Kyung

 

- 황무지, 삶의 은유 -

 

 

 

 

 

 

정태경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황량함의 의미는, 그 자신의 현실적 삶의 허망함과 미래의 전망에 대한 불투명한 심리적 반영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그의 회화에 나타난 '평면성'이 일견 탈이미지나 미니멀 혹은 모노크롬회화로 읽혀질 수 있을지 모르나, 그의 작업은 미니멀도 단색회화도 아니다. 또 현대미술에서 규정되는 '회화를 그리는 회화'니 '회화를 주제로 한 회화' 혹은 '회화 자체를 검증하는 회화'라고도 보여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의 작업이 시적 정감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떤 실물을 묘사하는 일루져니즘도 아니다. 일테면 어떤 대상을 묘사하고 그 대상의 실재를 환기시키는 환영적 이미지도 아니란 뜻이다.

THE WASTELAND  243 x 121.5cm 1999

그는 색채감각과 물감의 흔적을 흘리고 색채가 지닌 농담을 통해 바다나 새벽, 혹은 하늘의 이미지를 엿보게 한다. 이런 점에서 그의 그림은 형상적 이미지로의 교감을 시도한다. 정태경의 <황무지>시리즈는 대부분 최소한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형태 확인이 아닌 색채와 회화적 공간인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설정만을 제시한다.

그의 <황무지>를 바르트의 신화 기호학적 체계로 읽어보면. 황무지가 기표이고, 미술의 현실, 혹은 미술가로서의 삶이 담긴 현실 폭로가 기의가 된다. 그리고 기호는 황무지인 화가의 현실일 것이다. 이렇듯 그는 철저히 자신의 현실을 예술적 문맥 속에 설정해 보려고 시도한다. 이것이 그의 회화적 특성을 이루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의 이러한 예술 표현 방식이 '예술의 현실참여'라고 하는 문제와 다를 지는 모르나, 분명한 점은 자신의 현실적 체험에 충실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예술적 표현방식은 공허하지 만은 않다.

인간은 항상 현실과 대결해 있는 존재이며, 예술가는 예술적 표현을 통해 삶을 모색하고 규명해낸다. 그는 인간과 현실, 나아가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설정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언젠가 그의 황무지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 본다.

 

THE WASTELAND  243 x 121.5c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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